2014 F1 제2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 - 메르세데스 듀오의 원투피니시, 희비가 교차한 레드불 듀오
30일(이하 현지시각) 쿠알라룸프르 인근 세팡 서킷에서 열린 2014 F1 그랑프리 시즌 제 2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메르세데스의 루이스 해밀턴이 폴투피니시로 시즌 첫 승을 거두었다.
예선에서 14위를 차지한 포스인디아의 세르히오 페레즈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머신 트러블로 인해 결승 출전을 포기하여 총 21대의 머신이 출발 직후 세번째 그리드였던 메르세데스의 니코 로스버그가 두번째 그리드였던 디펜딩 챔피언인 레드불의 세바스티앙 페텔을 추월, 2위로 오르면서 메르세데스 듀오가 1,2위로 경기를 내내 리드한 가운데 그 뒤를 페텔과 다섯번째 그리드에서 출발 직후 페라리의 네번째 그리드의 페르난도 알론소를 추월한 다니엘 리카르도의 레드불 듀오가 각각 3,4위로 추격하는 형태로 초반 경기가 진행되었다.
-- 스타트 직후 폴포지션의 해밀턴을 선두로 첫번째 코너에 진입하는 머신들(사진:ESPNF1) --
그러던중 2랩 초반에 8위로 달리던 멕라렌의 케빈 마그누센이 앞서가던 키미 라이코넨과 추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그누센의 멕라렌 MP4-29머신의 프론트 노즈가 라이코넨의 페라리 F14T머신의 뒷바퀴와 추돌하면서 라이코넨의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이로인해 라이코넨은 속도를 최대한 줄이면서 서킷 코스를 서행한 끝에 가까스로 피트인, 타이어를 교체하고 다시 코스인하였으나 이미 순위는 상당히 뒤로 밀려난 뒤였다.
-- 접전을 벌이고 있는 라이코넨과 마그누센(사진:Sutton Image) --
-- 나란히 달리는 레드불 듀오 페텔과 리카르도 (사진:ESPNF1) --
그 뒤로 특별한 변동사항 없이 진행되던 경기는 41랩째에 다시 변동이 생겼다. 정상적으로 피트인하여 타이어를 교체했던 리카르도의 레드불 RB10 머신의 왼쪽 앞타이어의 휠너트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해버린 것이다. 출발한 뒤에야 이상을 확인한 리카르도는 피트 로드를 주행하던 중 정지했고, 급히 팀 미캐닉들이 뛰어가서 정지한 리카르도의 머신을 손으로 밀고 팀 피트로 돌아와서 다시 제대로 휠너트를 고정하고 재출발하였으나 이미 선두였던 해밀턴과 1랩 이상 뒤진 상황이었고 순위는 4위에서 14위로 하락한 뒤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코스에 복귀한 지 얼마 안되어 프론트윙이 파손되면서 오른쪽 앞타이어에 손상을 입힘에 따라 다시 피트스톱하여 프론트윙과 타이어를 교체하는 등 불운이 계속되었다.
-- 타이어 교체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했다가 미캐닉들이 밀고 피트로 복귀하는 리카르도 --
(사진:ESPNF1)
이후에는 2스톱 작전으로 시간을 아끼면서 4위까지 올라온 자우버와의 니코 훌켄베르그를 5위였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맹추격하기 시작하면서 또다른 경쟁이 시작되었다. 49랩째에 5초 이상 벌어져있던 간격이 52랩째에는 약 1초정도로 좁혀진 것이었다. 결국 53랩째가 되던 직선주로 끝에서 알론소가 훌켄베르그를 추월하는데 성공하여 4위로 올라섰다.
그 뒤로는 특별한 변동사항 없이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해밀턴과 로스버그가 각각 2시간 40분 25초 974와 2시간 40분 43초 287의 기록으로 나란히 1,2위로 들어오면서 메르세데스의 시즌 첫 원투피니시를 기록했다. 이에 메르세데스는 2경기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팀 챔피언 순위에서도 선두를 차지했다. 해밀턴은 "완벽한 경기였다.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 면서 "이번에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사고의 희생자 분들에게 이 승리를 바친다"고 밝혔다.
-- 시상대에서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해밀턴과 로스버그(사진:ESPN F1) --
그 뒤를 이어 페텔이 2시간 40분 50초 508의 기록으로 3위로 들어오면서 시즌 첫 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전 세차례의 합동 테스트에서 제대로 주행을 하지 못한데 이어 개막전에서도 초반에 리타이어하면서 올 시즌 전망이 암울했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적이라고 할 수 있다. 페텔은 "우리는 메르세데스를 따라잡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시즌에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 막판 파이팅 넘치는 역주를 펼친 끝에 4위로 들어온 알론소와 훌켄베르그에 이어 경기 내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리던 멕라렌의 젠슨 버튼이 6위를 차지했고 윌리엄즈의 듀오인 펠리페 마사와 발테리 보타스가 나란히 7,8위로 들어온 가운데 경기 초반 라이코넨과 접촉사고를 일으킨 마그누센이 9위를 차지했고 토로 로소의 다닐 키브얏이 10위로 들어오면서 포인트를 획득했다.
한편 마그누센과의 접촉사고로 경기 초반에 최하위까지 밀려났던 라이코넨은 이후 최대한 페이스를 높이면서 역주했으나 결국 12위로 포인트 획득에 실패했다. 라이코넨은 "연습주행과 예선때 결과가 좋아 결승때에도 팀메이트인 페르난도 알론소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마그누센이 우리의 레이스를 망가뜨렸다"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42랩째의 피트스톱에서의 상황으로 순위가 밀린 리카르도는 이후 머신 트러블로 인해 52랩째에 결국 리타이어하고 말았고, 추가로 다음 경기인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10그리드 패널티(예선 결과에 따른 결승 그리드 정렬시 원래 그리드의 10그리드 뒤로 서는 것)를 받으면서 바레인 그랑프리때에도 불리한 조건하에 경기를 하게 되었다
-- 피트 스톱 직후 접전을 벌이는 리카르도와 알론소 (사진:페라리 홈페이지) --
또한 경기 초반 라이코넨과 추돌하여 라이코넨의 페라리 F14T 머신의 타이어를 펑크나게 한 마그누센과 로터스의 파스트로 말도나도와 코너링하던 중 추돌했던 마루시아의 줄스 비앙치, 그리고 전날 예선에서 리카르도의 주행을 방해했던 보타스 역시 경기 후 패널티 포인트 2점을 받게 되었다. 올 시즌부터 한 시즌중 받은 패널티 포인트의 합이 12포인트 이상이 되었을 경우 그 직후에 열리는 경기에서 출전이 금지되도록 한 규정이 신설됨에 따라 드라이버들의 패널티 관리에도 신경써야 할 상황이 되었다.
이번 말레이시아 그랑프리는 지난 번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경기 시작 전 1분간의 추모의 시간이 있었으며 팀이나 드라이버들 역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문구를 적은 헬멧이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문구를 헬멧에 붙인 키미 라이코넨 --
다음 경기인 제 3전 바레인 그랑프리는 1주일 뒤인 4월 4일부터 6일까지 샤키르 서킷에서 열린다.